
Historical Irony 2021년 2월 1일, 미얀마의 체육교사 킹흐닌와이 씨는 여느 아침때와 같이 에어로빅 연습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국회의사당으로 향했다. 댄스대회를 앞두고 같은 장소에서 매일 연습하는 장면을 촬영했는데, 그 배경이 국회의사당이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 평범한 체육교사의 에어로빅 영상은 곧 전 세계인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영상의 배경은 미얀마 독립 이후 **세 번째 군부 쿠데타**의 현장이었다. 킹흐닌와이 씨는 등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른 채 에어로빅 연습에 열중했고, 군용차량들이 줄지어 국회의사당으로 진입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녹화됐다. 에어로빅과 쿠데타의 조합이라니, 역사에 길이 남을 아이러니다. 역사1. 독립 이후 첫 쿠데타 100년 가까이 영국의 식민 지배를..

유명세 시작 "인생은 짧습니다, 바람 피우세요 (Life is short. Have an affair)" 놀라울 정도로 대범한 슬로건을 내건 곳은 바로 애슐리 매디슨, 기혼남녀가 바람피울 상대를 찾는 웹사이트다. 2015년, 이 애슐리 매디슨의 고객 개인 정보가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도난당한 개인 정보는 다크 웹이라는 곳에서 은밀하게 거래됐는데, 이 사건으로 '다크 웹'의 존재가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된다. 빙산의 일각 우리가 접하는 네이버, 구글에서 연결되는 사이트들은 일명 서피스 웹으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웹 공간을 뜻한다. 널리 사용되는 인터넷이지만 전체 웹사이트 중 10% 정도만 차지할 뿐이다. 그렇다면 나머지 90%는? 다크 웹을 포함한 '딥 웹'이다. 딥 웹은 검색엔진이 찾을 수..

군주, 왕을 뜻하는 단어 '차르'. 그 자체로 러시아 황제를 의미하기도 하며 한편으로 푸틴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러시아 정계는 인맥 정치와 부정부패로 유명하다. 그러나 푸틴의 출신은 정치 명문가나 재벌가와는 거리가 멀었다. 후견은 고사하고 오히려 거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말하는 푸틴은 어떻게 현대판 황제가 됐을까? 1. 시작 푸틴은 세계 2차대전 징집병이었던 아버지와 전업주부 어머님 밑에서 자랐다. 괴롭힘에 노출되어 있던 어린시절부터 유도와 레슬링 등 무술에 관심이 많았으며, 명문 법대를 졸업한 후에는 당시 소련의 비밀경찰이었던 KGB에서 요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KGB에서 동독으로 파견돼 임무를 수행하는 5년여 간 국내외 정세는 크게 변했다. 독일이 통일되고, 이후 푸틴이 있던 독일 드..

얼마 전, 인도군과 중국군이 맨몸으로 맞붙어 수십 명의 사상자를 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서로 외교관을 추방하며 날선 대립 중이다. 언뜻 보기에 '인도'가 연루되어 있다는 것 말고는 이 두 대립의 공통점은 찾기 힘들다. 하지만 이 싸움은 사실 히말라야 고지대에 위치한 카슈미르를 차지하기 위한 것으로, 인도와 중국, 파키스탄은 각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카슈미르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던 카슈미르는 이 세 국가의 압력과 갈등에 의해 '피의 땅', '서남아시아의 화약고' 등으로 불리게 되었다. 인도 vs. 파키스탄 인도와 파키스탄 두 국가의 갈등은 영국이 인도를 식민통치하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식민지 이전의 인도는 다수의 힌두교(80%)와 소수의 이슬람 통치세력(20%)..

종종 보이는 이 단어, 무슨 뜻이지? '21세기 벨 에포크', '코로나 이후 맞게 될 벨 에포크 시대' 등 코로나19 관련 경제 기사나 칼럼을 보다 보면 '벨 에포크'라는 단어를 종종 접하게 된다. 주로 경기회복을 전망하거나 전성기를 표현할 때 언급하는 단어인데, 프랑스어로 '좋은 시절'이라는 뜻을 가진 실존했던 시대의 이름이다. 하지만 실제 벨 에포크 시대와 닮은 점이 있어 비유하는 건 아니다. '좋은 시절'이라는 표면적인 의미만 가져다 사용할 뿐이다. 급속도로 발전한 기술과 산업 덕에 삶이 풍족해지고, 그만큼 유흥과 오락도 넘쳤던 '좋은 시절' 벨 에포크와 경기 회복과 일상으로의 복귀를 노리는 지금의 '좋은 시절'에는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벨 에포크는 무엇일까? 벨 에포크는 전염병과 전쟁이 잠시 멈..

미국과 이란은 사이가 좋지 않다. 새해를 맞아 사람들이 덕담을 주고받을 때, 미국과 이란은 미사일을 주고받았다. 미국은 이란의 장군을 암살하고 이란은 미국의 군사기지를 공격했다. 골이 깊어진 지 어언 40년, 이 두 국가는 왜 이렇게까지 사이가 안 좋은 걸까? 미국이 중동에서 싸우는 이유 이란과 미국이 으르렁거리는 이유를 알기 전에, 왜 미국이 굳이 중동까지 가서 싸우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미국은 산유국으로, 내수용으로 쓰기에 그 양이 차고 넘친다. 굳이 중동의 석유가 필요한 것도 아닌데 왜 이라크 전쟁에 이어 이란까지, 중동에서 돈 쓰고 힘 빼고 있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의 석유는 내수용이지만 중동의 석유는 수출용이기 때문이다. 사우디를 중심으로 중동의 석유는 전 세계로 수출된다. 이 모든 ..

멕시코 페소화 멕시코 페소화에는 특별한 부부 사진이 인쇄되어 있다.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 멕시코에서 가장 사랑받는 정치 운동가이자 국민 화가 부부다. 특히 프리다 칼로는 20세기 멕시코 현대 예술을 상징하는 아이콘이자 자부심이라 불릴 만한 인물이다. 얼마 전, 멕시코에 새로 부임한 미(美) 대사가 프리다 칼로의 공산주의 지지 이력을 비판해 멕시코 국민들이 크게 분노한 사건이 있었다. 실제로 레닌-스탈린의 열렬한 지지자였던 프리다 칼로와 디에고 리베라가 지금은 민주주의 국가인 멕시코에서 아직까지도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멕시코 혁명 멕시코는 외세의 침략과 오랜 내정간섭으로 유럽계 소수 백인들이 토지의 97%를 차지하는 등 극심한 차별과 빈부격차에 시달렸다. 결국 1910년 멕시코 혁명이 발발하..

우리가 알고 있는 마지노선 마지노선(Maginot Line)은 최후의 보루라는 뜻이다. 환율이나 물가와 같은 지표부터 심리·물리적인 범위까지 두루 사용된다. 원래 마지노선은 중국의 만리장성과 비슷한 최전선 방어벽으로, 1927년 당시 건설을 주도한 프랑스의 국방장관 안드레 마지노(Andre Maginot)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생겨나게 된 이유 1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한 세대의 반이 사라지다시피 한 참극을 겪은 프랑스는, 나폴레옹의 공격 제일주의를 내려놓고 자국의 병사 보호를 우선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이에 프랑스는 육지 국경을 따라 그 누구도 뚫지 못할 방어벽을 만들기로 한다. 암반을 뚫어 만든 거대한 요새들을 지하로 연결해, 어지간한 포격이나 폭격은 견뎌내면서 원거리 적까지 공격할 수 있는 마지노..

데스 바이 아마존 잡식 공룡, 잡(JOB) 킬러, The United states of Amazon(USA 패러디). 진출하는 분야마다 집어삼키며 일명 폭풍 성장 중인 아마존의 별명들이다. 새로운 사업의 실마리가 보이면, 기존 사업을 무너뜨릴 각오도 불사한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서점을 운영하면서도, e북 리더기 '킨들'을 론칭할 때 "종이책을 파는 이들을 모두 실직시킬 것처럼 디지털 사업을 진행하라"라고 말했을 정도다. 2018년 7월에는 세계 1위 완구회사 토이저러스가, 11월에는 126년 전통의 미국 백화점 시어스가 파산했다. 아마존의 영향으로 토이저러스와 시어스를 포함한 30여 개의 대기업들이 줄줄이 파산하면서, '아마존과 대결하면 죽는다'라는 극단적인 전망까지 나왔다. 이를 지켜보던 미국의 투자..

원조는 TGiF 시작은 TGiF였다. 트위터(Twitter), 구글(Google), 애플(iPhone) 그리고 페이스북(Facebook). 이 4개 회사는 2000년대 초반 잘 나가는 기술주로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세대는 교체되었고, TGiF 조합은 어느새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FAANG의 집권과 MAGA의 연이은 출현, 다크호스 PULPS 등장 때문이었다. *FAANG: Facebook, Amazon, Apple, Neflix, Google *MAGA: Microsoft, Amazon, Google, Apple *PULPS: Pinterest, Uber, Lyft, Palantir, Slack 힘 빠진 FAANG 2018년 7월 26일, *페이스북 주가 하락(-19%)을 시작으로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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